최근 수출부진에는 세계교역 둔화와 국제유가 급락 외에 원화가치 상승의 영향도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 명목환율이 달러당 1,100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유로와 엔화의 대폭 절하로 인해 국제결제은행(BIS)이 산출하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올해 들어 4% 넘게 절상되었다. 이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으로 야기된 원화의 저평가 상태는 거의 해소되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원화는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볼 때 장기평균보다 4% 남짓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나타난 경상수지 균형 시점과도 거의 비슷해졌다.
세계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선진국과 신흥개도국간 기술격차가 줄면서, 향후 환율을 매개로 한 가격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세계시장 전반에서의 경쟁관계를 반영한 새로운 실질실효환율 지표를 통해 볼 때, 2015년 상반기 현재 원화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에 기록한 최고치(달러당 900원 내외)와의 격차가 7%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BIS 기준 실질실효환율 지수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수출기업들이 체감하는 원고압박이 명목환율이나 국제기구가 산정하는 원화가치보다 클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교역의 신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제반 교역여건도 우리 수출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원화절상과 여타 경쟁국 통화의 절하 효과는 이미 철강과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우리 수출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더라도, 실질실효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우리 수출이 본격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워낙 크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원화의 추가 절상을 요구해 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외환시장 정책의 여지도 크지 않다. 수출 일선에서 체감하는 원고압박을 위해서는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내수경제의 활력을 북돋아 현재 심화양상을 보이는 대외 불균형을 해소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목 차 >
1. 실효환율로 본 원화가치
2. 체감하는 원고 압박이 큰 이유
3.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