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제조업에서 고용없는 성장이 2015년 이후로 다시금 관측되고 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여전히 증가추세인 반면 제조업 고용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과거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나타났다 사라졌던 현상이다. 이렇듯 제조업에서 관찰되는 고용없는 성장은 한 국가 경제에서 생산과 고용이 장기적으로 동시에 성장한다는 전형적인 사실과 다른 추세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진행 중인 고용없는 성장이 어떤 세부산업에 의해 견인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제조업의 고용없는 성장을 조선 업종의 구조조정이나 자동차 업종의 경기적 부진으로 설명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하고, 대신 컴퓨터 및 전자부품 업종과 같은 일부 세부산업 내부에서의 추세 변화가 주요하게 작용하였음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에서 20~30년이 흐른 뒤에도 최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제조업 고용 변화와 유사한 점이 있으므로, 다른 거시변수와 달리 우리나라 제조업 일자리가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열어 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